





자다깨서 쥰내 할거없고
몸의 피로감은 가시질 않아 멍한데
다시 잠은 안와서 주절거리는거 써봅니다.
MMORPG. 통칭 온라인게임 이라고 칭하는 게임.
긴 시간동안 국내 게임시장을 잠식했고, 많은 사람들을 폐인으로 까지 몰아가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켰던 장르.
리니지, 바람의 나라 를 필두로 국내에서 대중화가 되어
이후 우후죽순 많은 게임들이 생겨났고
3D 붐과 관련 기술의 진보를 가져오게 했더랬죠.
이후 굵직하게
엔에이지, 라그하임, 카발 등을 필두로
WOW, 아이온, 블소, 던파, 검사 등등 많은 게임들이 사람들을 사로잡아 왔지만
시장의 발전은 정체되고, 장르적 특성상 게임의 컨탠츠 고갈은
노가다 또는 현질 구도로 이어졌으며,
시장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한 경제구도는 기업의 자금을 압박하기 시작했으며 많은 투자자들은
게임을 하나의 돈창구로만 여겨 질적퇴화 와 수입창출의 반비례하는 정책을 피기 시작.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반비례한 정책이 맞아 떨어지며
게임사들은 너도나도 수익창출에 게임의 질을 떨어뜨리며 유저를 옭아메는 정책들을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따라가던 대다수 유저들이 지쳐 떨어지게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여하튼..사설이 길었는데..
제가 MMORPG 가 재미잇었고, 그리운 이유는
타격감, 스토리 이런걸 다 떠나서
편안하게 사람들 과 소통하며, 많은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내는
육체적 스트레스 없이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기거리들 떄문 이었습니다.
저의 첫 MMORPG 는 리니지 였습니다.
리니지 오픈베타 시절에 삼촌집에 놀러가 잠깐 접해본게 처음 이었고,
초등학교 고학년시절 리니지가 정식 서비스 되면서, 친구들의 도움으로 계정도 만들고 게임에 접속해 볼 수 있게됩니다.
리니지의 타격감도 상당했습니다. (뒤늦게접했거나 아예접해보지 않은 요즘 친구들은 모를 그시절만의 긴장감 과 타격감이 잇었습니다.)
리니지의 모든 PK 컨탠츠는 자극적이며 흥분되는 그것 이었습니다.
사냥의 이유도 단순하면서 명확 했기에, 노가다도 즐거웠습니다.
(다 고만고만한 레벨대였고, 상위 0.5% 만이 50lv 근처에서 놀때였기 때문에)
그렇기에 더더욱 아이템에 목메달며 득템 과 러쉬 에 일희일비 했던것이었죠.
또, 지금처럼 게임이 나올때마다 해당게임의 각종 정보를 전부 다 파헤쳐 버리는 문화가 없었고
게임사들도 자신들의 게임내 컨탠츠 정보 (몹의 HP, 공격력 조차도) 를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저들 스스로가 탐험하고 부딪히고 공유하며 알아가야 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유저들은 서로 화합하고 단결하며 탐험하고 결과들에대해
각자의 생각을 토론하는등 자발적 사고능력이 있었습니다.
또한 너무 복잡하지 않은 설계로 큰 어지러움도 없었습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건
'저걸 잡기위해 나는 무엇을 얼마나 강화해야 하는가' 이것 뿐이었습니다.
허나 저는 이런 즐거움과는 다른 즐거움에 빠져 잇었습니다.
바로 시시각각 즉각적으로 펼쳐지는 타인의 캐릭터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이었습니다.
이는 매우 단순 합니다.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기 매우 어려운 부분이 모니터속에서 쉽게 발현되는 것 때문이었는데요.
모두가 서로를 존대하거나 편하게 대하면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말을 걸면 즉각적으로 반응 해줍니다.
(리니지는 2D 고, 채팅을 치면 캐릭터 위에 말풍선이 보이기 때문에, 내화면 어디에 있는 캐릭터든
화면상에 내가 보이면 사람들은 내 채팅을 볼 수 있습니다.)
내가 궁금하거나 할말이 있을땐 그 사람 캐릭터에 다가가건, 멀리서건, 툭툭 치면서건
말을 걸어 의사표현 과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피곤하고 고된 사냥 노가다 속에서
지나치는 유저들과의
단순한
hi~
이 채팅은 서로에게 힘이 되었습니다.
이 자체로의 즐거움이 상당했습니다.
게임 판도가 Full 3D 로 넘어가면서 보지못하게된 광경 이죠.
지금은 누군가 채팅을 치면
왼쪽 하단에 자리한 조그만 채팅창에 텍스트를 보기위해
시선을 왼쪽으로 내렸다가 다시 중앙의 캐릭터로 복귀해야 하는 딜레이가 있고, 수고스러움이 있습니다.
허나 그때는 그냥 한 시야안에 다 들어왔죠.
그리고 저는 리니지를 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이
고된 사냥을 끝마치고, 쉬어가는 타이밍에
말하는 섬 선착장, 글루딘 마을 등등 사람들이 모이는 핫플레이스에서
사람들 과 채팅하며 대화하고, 개뻘소리로 껄껄 웃으며, 자유PK 존에서 서로 현재상태를 점검하며 비교하는 등
많은 이야깃거리들로 즐거움을 챙길 수 잇었습니다.
인벤 이전에
플레이 포럼 이라는 지금의 인벤같은 종합 게임정보 사이트가 잇었습니다.
그 플레이 포럼 이 나오기 이전에
저는 말하는 섬 선착장에서 '선착장 패밀리' 를 만들어
친해진 사람들 과 사냥나 전투에 지친 사람들이 격식없이 모여 웃고 떠들고
자유롭게 자유PK 존에서 장난치는 그룹을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혈맹 (길드)' 와는 다른것 이었습니다.
차차 이 그룹이 서버내에서 유명세를 조금 타게되었고, 저는 '하이홈' 이라는 홈페이지 제작툴을 이용해
서버내 소식을 전하는 사이트도 만들어 운영해보게 되었습니다.
이당시 제 나이가 고1인가 그랬었고, 하루 방문자도 그당시 제 기억으로 4백명까지 찍어봤던걸로 기억합니다.
트래픽을 감당못해 제로게시판 에서 대여한 게시판 페이지가 먹통이 되어도 즐거웠습니다.
서버내 돌아다니며 유명한 혈맹이나 유저들과 사건사고에대해 인터뷰를 하면서
그것을 홈페이지에 올리는 등
'너트 리니지' 라는 당시 제 사이트는 파아그리오 서버에서 5개월간 적지않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제 유명세도 더해져 제 캐릭터인 너트 가 지나가면
인사를 건네주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생겼죠.
저는 꾸준히 군주캐릭터 (유일하게 길드인 '혈맹' 을 만들고 운영할 수 있는 클래스) 만 고집해 육성했습니다.
레벨링에 구애받지 않기에 사냥의 압박도 덜하고, 혈맹을 만들어 사람들 과 함께할 수 있었으니까요.
어느때에는 그냥그런 친목혈의 2진군주 (한 혈맹당 수용인원이 한정되어 있어 필요시 2개 이상의 혈맹운영)
를 맡고 있었습니다.
그런때에 당시 파아그리오 서버의 절대강자로 떠오르던 혈맹그룹은 '반왕 라인' 이라는 3개혈맹의 연합체가 잇었고,
저희는 당시 그중 '인스' 혈맹이라는 곳 과 시비가 붙어 혈전 (길드싸움) 을 벌이게 되었는데
당시 총군주는 그냥 접속종료해버리고 도망가버려서
제가 1진 과 2진 을 총 지휘하며 없는 살림, 있는 살림 다 끄집어내서 혈원들에게 물약을 제공하며
동시에 정확한 사태파악 과, 말도안되는 이 실력갭차이를 알기에 싸움을 어떻게든 종식시키고자
상대측 과 꾸준한 대화를 시도했고 결국 5시간만에 사태는 진정되어
양측의 사과로 끝맺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사실 그냥 우리가 개쳐발리고 나가리되서 웃음거리나 될 상황이었기에 나름 큰 성과였습니다. ㅠㅠ)
그렇게 사건이 마무리되어 녹초가된채 멍하니 모니터를 보는데
채팅창에 귓속말이 왔습니다.
상대혈맹이었던 '인스' 의 총군주 에게서 귓속말이 왔고
저는 '스카웃 제의' 를 받았습니다.
당시 제 나이가 고2 였습니다.
학업 과 넉넉치못한 자금사정으로 게임시간도 길지 않기 때문에
이런 거대한 혈맹에 군주로 들어간다는게 사실상 불가능이라 여겨
'말씀은 감사하지만 돈없는 고2 학생이라 어려울것 같습니다.'
라고 정중히 거절하며 내심 뿌듯해 했더랬죠.
허나, 조금의 침묵 뒤에 상대혈 총군주는
'그럼 5진 군주를 맡아달라. 전투는 어차피 이골이 난 사람들이고 지휘는 안계실때 따로 할사람들이 있으니 큰 문제 없다.
다만 지금처럼 혈원들을 잘 다독이며 즐거운 분위기를 내달라. 원래 당신을 알고 있었다.'
라며 거듭 가벼운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는 제의를
고등학교 2학년 학생에게 해주었습니다.
당시 제 기분이 어땟겠습니까?
18살 학생이
당시 파아그리오 서버 평균 접속자 2500명이던 서버에서
제일 잘나가는 그룹의 한 혈맹 라인의 군주로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다면.
그것은 단순 게임 을 떠나서
타인에게 나자신을 '인정' 받는 다는 '성취감' 을 주었고, 동시에 '동기부여' 를 주었습니다.
허나 현실에 치였고, 라인 내 배신배반으로 이 기간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만..
저는 당시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거리를 내었던 서버내 '성' 의 군주자리도 2달간 역임해본
몇안되는 십대소년이 되었습니다.
이렇듯 길게 제 이야기까지 주절거리며 MMORPG 가 그리운 이유는
바로 이런 '사람들 과의 커뮤니케이션이 하나의 컨탠츠가 되고, 그것을 서로가 예측할 수 없게 뽑아낸다.' 는 점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느샌가 나오는 대작 게임들은 하나같이
이 '자유도' 를 충족하지 못한채.. 강제로 유저들의 동선을 설정해버려
사람냄새 보다는, 경쟁의식 속 너죽고 나살자만 되가는 등..
이기적인 커뮤니케이션 의 연속 이었습니다.
'나의 목표를 위해 타인과의 파티를 이용' 하는 문화는 대화도 많지 않았습니다.
왼쪽하단에 자리한 조그만 채팅창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은
즉각적이며 단순화된 가장 좋은 커뮤니케이션도 망가뜨렸습니다.
( FULL 3D 에서 캐릭터위에 말풍선이 어떤 악영향을 끼치는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서글픕니다. )
아직도 많은 2D 게임 유저들의 존재이유도 일부 이런부분에 영향이 있지 않을까도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그나마 WOW 가 이런 자유도 와 유저간 상호작용에서 굉장히 드라마틱 했지만
아쉽게도 저하고는 맞지않는 여러부분 때문에 길게 하지 못했었죠.
하지만 저같은 사람들은 꾸준히 계속해서 게임내에 자리했고,
저는 어떤 게임을 하든
사람들 과 웃고 떠들며 즐거운 분위기로 게임내 컨탠츠를 즐겨왔습니다.
가장 최근에 길게했던 MMORPG 로는
블레이드 & 소울 과 파이널 판타지14 가 잇었습니다.
두 게임을 하면서도 저는 매칭된 모르는 유저들과 농담도 하고, 드립도 치며 재미있는 분위기로 게임하려 했고,
사냥이 끝나면 삼삼오오 모여 맵 어딘가에서 이런저런 얘기들 나누며 적적함을 채우기도 했습니다.
제가 즐거웠던 MMORPG 는 돌이켜보면
사람들과의 편안한 즐거움 이었습니다.
딱딱하고 격식차리는 분위기가 아닌
너도나도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 아슬아슬한 선을 지키며
오고가는 농담 속에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곳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접속하는 게임인 만큼, 제가 모르거나 관심있지만 무지했던 분야에대해서
말을 해줄 수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도 소중했습니다.
이것은 현실에서도 극히 어려운 경험일 것입니다.
특히나 그것이 현대의 우리에게 늘 가쉽거리를 제공하는 '연예계' 라면 더더욱 흥미롭지 않겠습니까?
서로 장난치고 개드립 남발하며 파티맺고 던전 다니던 유저가
유명한 연예인 이었다면?
또한 다양한 돌발상황들은 게임사가 제공하지 못하는
순수 유저끼리 만들어 내는 컨탠츠 그 자체였습니다.
이것을 일반 패키지게임, 콘솔게임 , 휴대용게임기 에서는 느껴보지 못할 그것이었습니다.
허나 작금의 게임은 대부분
계속해서 현금을 쓰지 않으면, 계속해서 컨탠츠를 따라가지 못하니
사람들 과 같은 게임컨탠츠 를 공유하기 어려워 집니다.
그래서 계속 현금을 쓰다보면 어느새 현타가 오든, 경제적 압박이 오든, 시간의 압박에 쫓겨 컨탠츠를 놓치고 따라가지 못하게 되버리는
이런 사태들의 연속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나의 정체속에서 떨어져나가는 사람들 과 멀어져가는 사람들을 지켜보며
나 또한 같이 해오던 무리들 과 동떨어지게 될것같은 두려움이 게임을 즐겁게만 보지 못하게 되는 요소가 되버렸습니다.
현재의 온라인게임은 특히나
혼자서 하는 유형의 게임이 많아졌습니다.
분명 다중접속 온라인게임인데, 내 할거만 하다가
필요시에 다른사람의 물건을 경매소에서 사고,팔거나
아주 짧은 인사의 시간만 가질 뿐..더이상의 무언가를 공유할 그것이 없는 게임들이 대부분이 되어버렸습니다..
저도 뭐 시대에 흐름에 못이겨
지금은 패키지 게임을 주로 하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늘 하면서 생각나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오늘도 이 적적한 그리움을 채워 줄 게임이 더는 안보인다는 걸 알면서도
혹시 뭐 없나 뒤적거리는
게임유령 같은 마음으로 기웃거리다 슬픈 마음으로 적어봅니다.
정말 긴글을 다 읽어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합니다.
바람이 있다면
쉽지 않겠지만
정말 즐겁게 다같이 뛰어놀 수 있는 자유로운 게임이 나오길 바랍니다.
블소 할때는 퇴근 후 2~4시간의 시간동안
접속해서 길드원이나 친한 유저들과 맵의 어딘가에 약속처럼 모여서
떠들고 장난치고 드립치다가 던전 몇판 같이 돌고나면
눈깜빡할새에 몇시간이 지나있었는데..
또는
힘든 일상을 끝마치고 집에 와 컴퓨터를 키고 접속하면,
언제나 늘 그자리에서 사람들이 반겨주며 "뭐하자! 저거하자! 이거할래?" 하며
편안함을 제공해주었는데 말입니다...
어쩌면 그냥 사람이 그리운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히키코모리도 아니고..사람 안만나는것도 아니고..친구가 없는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그냥 게임내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런 어떤..'느낌' 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