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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전인데 '효녀' 심청, '딸 바보' 심봉사는 없다. '인당수에 몸 던지는 어린 딸'이라는 뼈대만 남기고 억압당한 사회적 약자 이야기로 재해석한 국립창극단 신작 '심청'이 온다. 국립창극단의 두 간판스타 김준수(34)와 유태평양(33)이 나란히 심봉사 역을 맡아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한창 막바지 리허설 중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만난 두 배우는 "편견을 부숴준 작품" "시야를 넓혀준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유럽을 무대로 활동해온 한국인 오페라 연출가 요나 김
상환수수료 (독일 만하임 국립극장 상임)이 판소리에 부여한 신선한 관점은 소리꾼이자 창극 배우인 이들에게도 새로운 영감을 준 듯했다.
미혼인 30대 중반 배우들에게 10대 딸을 둔 홀아비 심봉사 역은 일러 보이긴 한다. 20대에 이미 심봉사 역을 소화하곤 했던 유태평양은 당시 "심적 부담감이 컸다"고 털어놓곤 했다. 주역을 도맡아온 김준수로서도 이번
생애첫주택자금대출자격 이 생애 첫 심봉사 연기란다. 그런데도 내부 오디션을 거쳐 이 둘이 심봉사로 결정된 건 전통 '심청가'와는 다른, 현대적 캐릭터를 만들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
김준수는 "심봉사의 소리에 워낙 다이내믹함이 많고 외모에서도 연륜이 풍겨야 해서, 40·50대쯤에나 기회가 주어질 거라 생각했다"며 "이번엔 현대적 색깔을 입힌 작품이라 맡을 수
기아차 구매프로그램 있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유태평양은 "이번 작품에서의 심봉사는 무기력하고, 아직 본인 인생에 고민이 많아 딸에 대한 사랑은 느끼지 못하는 미성숙한 철부지 아빠"라며 "오히려 내 나이대에 하는 고민과 맞닿은 지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전에선 아빠와 딸 사이에 지극한 헌신과 효심만 존재해요. 그런데 아무리 가족 사이라도 현실에선 아이
한국예탁결제원 가 밉고, 부모가 싫을 때도 있잖아요. 전에 못본 새로운 해석인데 그게 납득이 간다는 게 흥미로워요. 다른 분들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캐릭터 해석뿐 아니라 연기에도 신경 쓸 부분이 많다. 대극장에서 상연되지만, 무대에 스크린을 설치해 표정을 클로즈업하는 연출이 가미된다. 극장을 휘어잡을 에너지와 섬세한 표현이 모
우리은행 비과세 두 중요하다는 의미다. 김준수는 "관객들이 멀리 있으면서도 가까이서 보는 셈이라 무대 위에 서면 발가벗겨진 느낌이 들 것 같다"고 말했다. "카메라 연기를 해본 경험이 없다 보니 내 감정과 표정이 얼마나 잘 전달되고 있는지, 잘 하고 있는 건지 가늠이 잘 안 가요. 의구심은 들지만, 표정 하나에 담길 감정의 폭을 더 깊이 있게 만들기 위해 연습 중에도 신경 쓰고 있죠."
이렇듯 파격적인 시도가 여럿 담기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매력 있는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준수는 "(판소리의 정수인) '전승 5가'를 비튼 데 대해 호불호는 갈릴 수 있다"면서도 "해볼 만한 시도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머물러 있는 음악이 아니라 현시대와 발맞추고 관객과 소통하기 위해 새로운 기획은 늘 필요해요. 작품에 대한 의견은 늘 분분하죠. 거기에 위축돼 나아가지 못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고전에선 보통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삼지만, 이번 프로덕션은 시대·배경·복식 등을 모두 재창조한다. 다만 노래는 판소리를 크게 건드리지 않았다. 용궁 장면이 제거되면서 생략되거나 순서가 바뀐 노래는 있다. 유태평양은 "같은 노래여도 다른 감정과 해석으로 부르니 다르게 나오는 부분이 많더라"며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고 했다. 김준수는 "심청가를 부를 땐 한국적 움직임으로 볼거리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엔 안무가 많지 않아 오히려 소리에 집중되는 에너지가 있다"고 전했다.
'무기력한 아버지'라는 큰 틀은 공유하지만, 두 사람의 다른 생김새만큼이나 해석과 연기에도 다른 포인트가 있다. 유태평양은 김준수의 심봉사에 대해 "연습 중 울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로 연기가 섬세하고 몰입도가 높다"고, 김준수는 유태평양의 심봉사에 대해 "경험과 여유가 느껴지는 절제된 연기라 많이 배우게 된다"고 평했다. 캐릭터에 서사를 부여하는 건 연출이지만, 세부적인 설계는 오롯이 배우의 몫으로 남겨져 둘의 각양각색 '새로운 심봉사'를 무대 위에서 고스란히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유태평양은 "주어진 상황에 맞춰 사실상 자유연기를 하기 때문에 그날그날 감정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이달 13~14일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 공연으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첫선을 보이고, 다음달 3~6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도 오른다. 국립창극단 김우정과 객원 김율희가 심청 역을 맡는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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