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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요. 궁금증에 가세요. 내가 될계량기보다 이웃 안전이 우선… 취약계층 살피는 ‘따스한 눈’
사용량 갑자기 늘거나 준 곳 방문
고장난것 아니라면 이상징후 연결
걸을 때도 배수구·포트홀 살펴봐
한전MCS 전력 매니저 김미란(49) 과장이 수원 화서동 일대 전력계량기를 살펴보고 있다. 2025.8.12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아무리 정확한 계량기도 사람의 숨소리까지 읽어내진 못한다.
한전MCS는 한국전력의 자회사로 에어콘가스 전기 검침과 요금 청구서 송달, 설비 유지보수 등을 맡고 있다.
아파트와 대형 상가의 상당수는 이미 원격 검침 시스템으로 전환돼 현장 방문이 줄었지만 외진 주택가, 노후 건물 등 취약계층 밀집 지역은 여전히 사람이 직접 방문해야 한다.
지난 12일 오전 9시. 한전MCS 경기지사의 전력 매니저 김미란(49) 과장은 오늘도 요넥스 아이스 조끼와 얼음물을 챙겨 수원 화서동 골목에 섰다. 24년째 전력 매니저로 일한 김 과장은 항상 계량기보다 먼저 사람을 살피는 습관이 몸에 배었다. 문을 두드리고 응답이 없으면 전화를 건다. 고독사 예방을 위해 검침과 함께 취약계층의 안부를 살피는 김 과장은 말동무이자 생활을 지켜보는 이웃이다.
김 과장에게 현장은 단순히 전기 사용량 보유카드 조회 을 재는 자리만이 아니다. 사용량이 갑자기 늘거나 줄어든 집은 반드시 직접 찾아가 문을 두드린다. 전기 사용량의 흐름은 곧 사람의 생활을 나타낸다. 계량기가 고장 난 것이 아니라면 이상 지표는 이상 징후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한전MCS 전력 매니저 김미란(49) 과장이 미국 통신요금 수원 남수동 일대에 전력 요금 청구서를 송달하고 있다. 2025.8.12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원격 검침이 아무리 보편화 돼도 이 미묘한 변화를 포착하는 건 사람의 몫이다. 김 과장이 기억하는 한 피자집 사연은 이를 잘 보여준다. 원격 전환 후에도 주택용 전기를 쓰던 사장님 파격특가 은 누진세로 매달 수십만원을 냈다. 이를 본 김 과장은 피자집을 직접 찾아가 영업용으로 변경하도록 안내했고 다음 달 고지서를 받은 사장은 김 과장에게 전화를 걸어 “덕분에 살았다”고 했다.
언택트 시대에 대면 인력의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검침은 원격으로, 송달 업무는 모바일·이메일 고지로 전환되고 있다. 그럼에도 한전MCS의 전력 매니저들은 마을의 안전을 지키는 파수꾼으로 남아 있다. 현장의 업무 경계는 넓어지고 하루에 돌아야 하는 골목은 많아졌지만 골목마다 사람을 만나고 살피는 일은 줄어들지 않는다.
김 과장은 골목을 걸을 때도 허투루 다니는 법이 없다. 장마철엔 배수구와 포트홀을 꼼꼼히 보고 기울어진 전신주와 늘어진 전선을 발견하면 바로 국민신문고에 신고한다. 지난해 한전MCS는 6만9천여건의 신고를 기록하며 안전신문고 우수기관 4위에 올랐다.
하루 평균 검침 200건, 요금 청구서 송달 500매를 마치고 나면 어느덧 오후 4시가 된다. 김 과장은 현장에서 수집한 검침 데이터를 등록하고 연락이 닿지 않았던 세대에 다시 전화를 건다. 전력량계가 기록하지 못한 안부와 안전 그리고 작은 변화들을 살피는 발걸음은 오늘도 멈추지 않는다. 시대가 변해도 이들이 현장에 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지원 기자 zon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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