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점 만점에 4점
영화제가 한창인 이 시점에 “당신은 <~~~>과 같은 영화를 본 적이 없었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 진부한 표현이다. 이러한 ‘명작’ 딱지는 너무 많은 신작들에게 붙여져서, 진정한 ‘명작’이란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할 정도다. 그렇다면 평론가들은 어떻게 ‘정말 훌륭한 영화’를 표현해야 할까? 그리고 모두가 ‘명작’을 부르짖는 이 시점에 ‘진짜 명작’을 보고 나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더욱이 뛰어난 반전과 전환 때문에 한동안 스포일러 경고를 붙여야 하는 영화라면? 나는 최선을 다해 리뷰할 작정이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의심할 여지없이 올해 최고의 영화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날 믿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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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의 사회적 비평은 그러한 혼란으로 이어지지만, 결코 교훈을 주려는 영화처럼 행세하지 않는다. 영화가 어떻게 내게 즐거움과 우울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했는지 아직도 확실히 모르겠다. 다만 내 생각은 이렇다. <기생충>은 너무나 완벽하게 짜여 있기 때문에, 그 틀 안의 모든 것을 구경하는 즐거움이 있다. 그렇지만 봉준호 감독은 완벽하면서도 뇌리에 박히는 마지막 장면을 통해서 그 즐거움을 누그러뜨리고, 사회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것은 우리가 일 년에 단 몇 번밖에 얻지 못하는 방식으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고, 나아가 봉준호가 오늘날 활동하는 최고의 영화감독 중 한 명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준다. 당신은 <기생충>과 같은 영화를 본 적이 없었을 것이다. 젠장. 나는 이 말만은 피하려고 했다. 그렇지만 이번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