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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면 병아리는커녕 달걀 수준도 못 된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하자 혹여 수업을 망칠까 걱정이 몰려왔다. 한층 수그러든 기세를 느꼈는지, 김 명인은 함께 맞춰 입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들고 왔다며 기자에게 한복을 건넸다. 옷이 사람의 자세를 만든다고 했던가. 수강생들과 똑같은 정갈한 복장을 하자 이질감이 가시는 듯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진분홍 저고리를 나란삼성전기 주식
히 걸치고 배워볼 노래는 여창질음(女唱叱音) 시조인 ‘달밝고’. 시조창에 난생처음 뛰어든 기자의 걸음에 맞춰 수업은 악보를 보는 법을 알려주는 것부터 시작했다. 릴게임환수율
장유진 기자가 함안문화원 시조창 강의 교실에서 배운 소리를 독창 발표하고 있다. 장유진 기자가 함안문화원 시조창 강의 교실에서 배운 소리를 독창 발표하고 있다. 경남스틸 주식
떨림 없이 곧은 소리를 내야 하는 ‘평성’, 조금의 흔들림을 표현해 내야 하는 ‘준진성’. 준진성을 거쳐 더 큰 폭으로 소리를 부지런히 흔들어줘야 하는 ‘전성’까지. 시조창의 첫 단계에서는 소리를 곧게 뻗다가 여리게 흔들고, 점차 거세게 떨림을 만들어내는 법을 익혔다. 무작정 입을 열고 뻐끔뻐끔, 동료 수강생과 스승홍콩주식
님을 따라 불러봤다. 이게 맞나 싶어 고개를 갸웃거릴 때면 김 명인과 학생들이 계속해봐도 된다는 눈짓과 손짓을 보내왔다. 음도 음이고, 박자도 박자지만 무엇보다 폐활량이 문제였다. 마디가 이어질 동안 끊기지 않고 소리를 내며 중간중간 알맞은 순간에 떨림을 표현하자니 점차 숨이 모자랐다. 오늘의 막내가 얼마나 배웠는지 확인하기 위한 중간 점검, 독창 발표 시간에도 부족한 호흡에 신경 쓰다 자꾸 고장이 났다. 시조창 교실 선생님과 선배들은 “도전하는 자세가 좋다”며 길 잃은 초보자를 달랬다. 시조창 강의반에서 사용되는 일일 교재. 시조창 강의반에서 사용되는 일일 교재. 계속되는 북돋움 덕분일까. 제자리만 맴도는 듯한 답답함은 어느새 즐거움으로 바뀌었다. 응원에 힘입어 일단 소리부터 질러내고 보니 음을 흔들고, 높였다가 끝맺는 연습에 재미가 붙었다. 스스로가 내는 소리를 조금씩 다듬고 꾸며가는 시조창의 매력에 서서히 빠져들었다. 선생님의 장구 소리에 노래가 착착 맞아떨어질 때면 작은 뿌듯함이 들기도 했다. 옆자리에서 수업을 함께 듣던 윤상연(76) 학생은 “내가 처음 수업 들을 땐 한동안 독창으로 발표하는 것도 어려워했다. 그런데 시작하고 보니 시조창이 점점 좋아져 10년 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짝꿍 자리에 앉은 정명옥(75) 학생은 “하다 보면 호흡도 길어지고 폐활량도 늘어난다. 건강까지 좋아지는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강의가 끝날 무렵 시조창의 길을 시작해 보자던 선생님의 권유는 스르륵 자취를 감추고, 헛된 꿈은 떠나보내야 했지만 마음만은 가득 채워졌다. 입을 떼고 소리를 내기까지의 머뭇거림이 어려울 뿐이다. 한 번 음을 띄우기 시작하면 속절없이 재미에 빠져드는 데는 나이도 경력도 걸림돌이 되지 못한다. 글·사진= 장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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