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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홍주 이종성 수습 기자 =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하는 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데, 방어하지 않고 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거죠.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아닙니까?"(7월 28일 국무회의)
11일 취임 100일을 맞은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산업재해 감축'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해왔다.
윤석열 정부에서 두 차례 입법이 좌절됐던 '노란봉투법(노동배당금지급
조합법 2·3조 개정안)' 법제화를 이뤄냈고, 26년간 노사정 사회적 대화에 불참하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공론장으로 끌어오는 데 성공했다.
또 65세 정년연장과 주4.5일제 도입 등을 준비하는 등 기타 노동정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노동계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노동편향적' 혹은 자칫 인터넷야마토
구호에만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산재와의 전쟁' 선포…"예측할 수 있는데 예방 안 해서 계속 사망"
이 대통령은 지난 100일 동안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강경한 메시지를 내왔다.
올해 들어서만 4명이 사망한 포스코이앤씨를 겨냥해 '미필적 고목표수익률
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는가 하면, 끼임 사망사고가 반복되는 SPC를 직접 찾아 산재 원인으로 지목된 '장시간 노동' 근절을 주문했다.
중대재해가 반복되는 기업에 경제적 불이익을 줘야 한다거나, 주무부처 장관인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을 향해 "직을 걸라"는 말까지 했다.
이재명 정부의 산재 대책의 특징은 야마토게임
'경제적 처벌' 강화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함께 자율성을 강조해왔던 윤석열 정부와 달리, 산업안전을 비용으로 보고 조치를 소홀히 해 이익을 얻는 구조를 끊겠다는 것이다.
앞서 권창준 노동부 차관은 지난달 13일 기자간담회에서 "목숨보다 돈을 더 귀하게 여기는 잘못된 풍토가 원인이고, 비용을 아끼기 위해 안전조치를 안 나스닥100
한다면 더 큰 손해가 나도록 하는 게 그 해결책이라는 대통령 말씀에 답이 있다"며 "실제로 법을 안 지켜서 이득을 보고 재해가 발생하는 연결고리를 끊겠다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했다.
이에 맞춰 노동부는 산재가 반복되는 기업에는 불이익을, 산재를 줄인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15일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노동부 내 산업안전보건본부(산안본부)도 실장급에서 차관급으로 격상해 정책 추진력을 높이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매일 모든 사망사고 보고를 다 받고 있는데, 조금만 신경 썼으면 안 죽었을 사고가 너무 많다"며 "추락사고를 보면 높은 데서 반드시 단단한 고정물에 신체를 결박하라고 돼 있는데 이걸 안 한 거다. 당연히 예측할 수 있는 건데 안 하고 또 죽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몇 번째 지적한다고 비판하는 분들도 있던데, 사용자들은 신경을 아직 안 쓰는 것 같다"며 "징계를 당하는 것도 아니고 감옥을 가는 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고용된 사람이 잠깐 감옥 갔다가 나오고 재산 피해 없고 위자료 좀 주면 되니까 계속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란봉투법 법제화…민주노총 사회적 대화 참여 이끌어내기도
노동계의 숙원이던 노란봉투법은 세 번의 도전 끝에 내년 3월 10일 시행된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위와 노동쟁의 범위 확대를 담은 법으로, 시행되면 하청 노조가 대기업 원청과 직접 교섭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당초 윤석열 전 대통령이 두 차례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해 입법이 무산됐지만, 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법안 통과 처리를 약속했고 지난달 24일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어 9일 공포됐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양대 노총 위원장과 오찬 간담회에서 양경수(왼쪽 네번째) 민주노총 위원장, 김동명(왼쪽 두번째) 한국노총 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 위원장, 이 대통령, 양 위원장, 문진영 사회수석.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9.04. photocdj@newsis.com
민주노총을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낸 것도 성과로 꼽힌다. 민주노총은 1999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의 전신인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뒤 공식적인 노사정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정부가 '중층적 사회적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하면서 새로 출범할 국회 사회적 대화 기구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4일 양대노총 위원장과의 오찬 자리에서 "양쪽을 다 보면서 우리 사회가 불신이 많고, 소통도 안 하고, 대화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한다"며 "우리 사회의 제일 큰 과제가 포용과 통합인데 노동자와 사용자 측이 정말 대화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사회적 대화를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민주노총에 경사노위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는 요구도 전달했다.
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 참여로 현행 60세인 법정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는 내용 등 이 대통령의 노동 공약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2027년까지 근로시간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717시간으로 감축하기 위한 주4.5일제 도입 등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산재 공론화 긍정적" vs "노동계 편향적…기업 반발 부를 수도"
전문가들은 산업안전 강화나 근로시간 단축 등 정부 정책 기조에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를 내놓는다.
다만 산재 감축을 위해 예방 대신 처벌을 강화하거나 세부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을 두고는 다소 평가가 엇갈린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대통령이 산업안전이나 임금체불 문제처럼 노동 현장에서 기초적으로 지켜져야 할 사안을 공론화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많지는 않지만, 다른 여러 노동과제들을 실천하기 위해 적극성을 보이는 의지는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또 "정년연장은 노인빈곤이 심한 한국에서 결국 갈 수밖에 없는 방향"이라며 "청년고용과 충돌 우려는 있지만 저출생으로 청년층 노동시장 진입이 줄고 있어 해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박지순 고려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전반적으로 노동계 입장을 강하게 반영하고 있다"며 "노사관계는 균형성이 중요한데, 급격한 패러다임 전환이 기업 경쟁력이나 일자리 창출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산재 정책과 관련해서도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는 것은 당연하고 대통령이 직접 산업안전을 강조하는 것도 긍정적이지만, 효과를 내려면 노동자의 안전 인식과 문화도 함께 개선돼야 한다"며 "포스코이앤씨 사건에서 영업면허 취소를 거론하는 등 기업 압박 일변도로 접근했는데, 이는 장기적으로 기업 반발과 형식적 대응만 불러올 수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delante@newsis.com, bsg0510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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